전체 글 (459)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지수의 인테스텔라] 고 이어령선생(1933-2022) 마지막 인터뷰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배웠네" (2019.11.1.의 인터뷰)" 이번 만남이 아마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 이어령 선생이 비 내리는 창밖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주에 보기로 했던 약속이 컨디션이 안 좋아 일주일 연기된 터. 안색이 좋아 보이신다고 하자 "피에로는 겉으로는 웃고 속으로는 운다"며 쓸쓸하게 웃었다. 품위 있게 빗어넘긴 백발, 여전히 호기심의 우물이 찰랑대는 검은 눈동자, 터틀넥과 모직 슈트가 잘 어울리는 기개 넘치는 한 어른을 보며 나는 벅참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살아생전, 이어령의 회갑연에서 두 장의 그림을 그려주었다. TV 상자 안의 말(馬) 그림과 TV 상자 안의 입술(말言이 터지는 통로) 그림이었다. 말(言)이라는 무기를 .. 중국이 30년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버티는 까닭; '호적'제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공장은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1960년대 시작된 전 세계 제조업의 공장 해외 이전 추세를 생각하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는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거대한 시장을 갖춘 중국은 그야말로 최적 조건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중국이 선전을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 벌써 40년, 재개방을 선언한 1992년 이후로 따져도 30년이 흘렀다. 그런데도 여전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 타이틀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고 있다.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이렇게 오래 세계의 공장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국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인구가 1차적 이유.. 효창공원과 '옷소매 붉은 끝동'(MBC드라마) 이야기 MBC 드라마 이 화제다. 조선 22대 왕 이산(정조)과 궁녀 성덕임(의빈성씨)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기 때문인데, 실제 '조선왕조실록' 등 기록에서도 두 사람의 사랑은 드라마 이상의 모습으로 끊임없이 표현됐다. 그러나 두 사람이 어렵게 얻은 아들 문효세자는 태어난 지 다섯 해도 되지 않은 1786년 6월 홍역으로 사망한다. 의빈성씨 덕임 역시 아들을 떠나보낸 지 반 년도 안 된 1786년 11월 생을 달리했다. 정조는 "슬프다"와 "사랑한다"라는 말을 담아 의빈성씨의 묘지명과 제문을 직접 작성했다. 정조는 아들과 부인의 안식처를 궁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고 싶어했다. 정조가 아들 문효세자를 떠나보낸 뒤 직접 지관(풍수전문가)들과 함께 도성 주변의 길지를 찾아 다닌 이유다. 도성.. 서예입문 기초학습 5고7단9당 일엽지추(一葉知秋)라, 갈잎 하나 떨어지면 교교히 물드는 가을 영�을 안다. 시도록 푸른 하늘에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뭇 산이 울긋불긋, 가을을 잔뜩 머금은 단풍으로 예쁘게 단장하였도다. 그렇다. 봄철에는 모든 이가 시인이 되고, 가을엔 죄다 철인이 된다고 했지. 어느 결에 늦가을이 산정에서 머뭇거림 없이 다가왔다. 우리나라 봄꽃은 하루에 꼭 20㎞가 넘는 속도로 내처 북상하고, 가을 단풍은 매일 해발고도 100m씩 하산하며 얼추 하루 25㎞ 빠르기로 남행한단다. 식물도 물질대사를 하기에 노폐물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처럼 콩팥 같은 배설기가 따로 없는지라 세포 속 액포(液胞)라는 작은 주머니에다 배설물을 모조리 모았다가 진 잎에 실어 내버린다. 따라서 늙은 세포일수록 액포가 크고 많다. 이 주머니에는.. 가곡 '불타는 강대나무' 지난 수업시간에 이수인 선생님의 '불타는 강대나무'를 불렀다. 이수인 선생님은 "가곡이란 성악발성으로 부르는 노래"라고 정의하신 그대로 곡을 쓰셨기에, 이 곡에서 고음으로 된 climax에서는 전율이 느껴졌다. 수업중 한 여학생이 '강대나무'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그때 문득 지난 어느 자료에서 고 이수인 선생님의 부인이신 수필가 쥐뿔 김복임 님이 "'강대나무'를 사전에 찾아봐도 그런 나무를 찾을 수 없으니 아시는 분은 연락 주세요."라고 하신 것이 떠 올랐다. 10여 년 전인 그 당시에는 노래 자체에 관심이 없었기에 그냥 지나쳤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제대로 알아보기로 한다. 사전에서 '강대'란 '선 채로 말라서 껍질이 벗겨 져 죽은 나무'라고 설명한다. 곧, '강다짐', '강술' 따위의 말처럼, '강대.. 알파고가 쓴 에너지, 이세돌의 8500배 2016년 알파고(AlphaGo)의 등장은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생각을 주었다. 놀라움과 충격으로 인간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건 아닌지, 혹은 어떤 일자리가 살아남을지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곧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불리는 인공지능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 알파고의 소비 전력은 170㎾(킬로와트)이지만, 이세돌은 비교할 수 없이 적은 에너지를 사용했다. 성인의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0.02㎾라고 알려져 있으므로, 알파고가 바둑을 두려면 무려 85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처럼 에너지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관점이다. 인류가 만든 어떠한 컴퓨터도 아직 인간의 뇌처럼 적은 에너지로 작.. '세월' (바리톤 김승철 2018.6.23.) 이전 1 2 3 4 5 6 7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