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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경제,사회,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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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석 칼럼] '어떻게'로 성공한 한국, 이젠 '왜'로 방향 틀 때 강천석 고문 입력 2022.06.04 03:20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 6월 1일 지방선거까지 장장 84일간의 선거 행군(行軍)이 끝났다. 작년 10월 10일 민주당, 11월 5일 국민의 힘이 각각 대통령 후보를 선출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8개월이 넘고, 후보 경쟁에 열이 붙기 시작한 작년 초부터 따지면 1년 반을 선거 속에서 살았다. 2024년 4월 10일 총선까지는 선거가 없다. 윤석열 정부에 국가 경영 능력을 보여줄 무대가 열렸다. 한국 정당의 몰락 주기(週期)는 대선 패배·지방선거 패배·총선 패배, 그리고 다시 대선 패배로 한 바퀴 돌아야 완결된다. 민주당은 앞으로 패배의 바퀴를 더 굴려야 할지 모른다. 그럴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들은 재임 기간 동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한다. 5년..
[김지수의 인테스텔라] 고 이어령선생(1933-2022) 마지막 인터뷰 '죽음을 기다리며 나는 탄생의 신비를 배웠네" (2019.11.1.의 인터뷰)" 이번 만남이 아마 내 마지막 인터뷰가 될 거예요." 이어령 선생이 비 내리는 창밖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주에 보기로 했던 약속이 컨디션이 안 좋아 일주일 연기된 터. 안색이 좋아 보이신다고 하자 "피에로는 겉으로는 웃고 속으로는 운다"며 쓸쓸하게 웃었다. 품위 있게 빗어넘긴 백발, 여전히 호기심의 우물이 찰랑대는 검은 눈동자, 터틀넥과 모직 슈트가 잘 어울리는 기개 넘치는 한 어른을 보며 나는 벅참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살아생전, 이어령의 회갑연에서 두 장의 그림을 그려주었다. TV 상자 안의 말(馬) 그림과 TV 상자 안의 입술(말言이 터지는 통로) 그림이었다. 말(言)이라는 무기를 ..
중국이 30년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버티는 까닭; '호적'제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 정책이 시작된 이후 전 세계 공장은 일본,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1960년대 시작된 전 세계 제조업의 공장 해외 이전 추세를 생각하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고 수익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기업으로서는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거대한 시장을 갖춘 중국은 그야말로 최적 조건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중국이 선전을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한 지 벌써 40년, 재개방을 선언한 1992년 이후로 따져도 30년이 흘렀다. 그런데도 여전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 타이틀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고 있다.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이렇게 오래 세계의 공장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국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인구가 1차적 이유..
자신의 꿈에 투자했던 헨델과 뉴턴 무려 34년간 계속되다 코로나로 중단된 런던 ‘여왕 폐하의 극장(Her Majesty’s Theatre)’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지난 7월 재개되었다. 여전히 매서운 팬데믹 속에서도 공연을 추진한 것은 어떻게든 일상을 회복하려는 첫걸음이다. 이 극장이 역병의 시대였던 17세기를 벗어나며 런던이 세운 최초의 오페라 극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꽤 의미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당시 런던을 주름잡던 뉴턴과 헨델의 이야기가 얽혀있다. 1710년 가을, 25세의 독일 하노버 궁정 음악가 헨델이 런던 헤이마켓(Haymarket) 거리에 새로 선 극장에 입성한다. 17세기 흑사병으로 모임이 금지되자 극장가는 초토화되었고, 청교도 혁명으로 공연은 제한되었다. 오랜 기간 음악에 목말라 있던 런던 시민들은 헨델의 오..
[조선칼럼] 탈원전정책을 폐기해야 할 세 가지 이유 4년 전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기념식에서 탈원전 정책을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말부터 이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두 가지 행보를 보였다. 하나는 작년 12월 10일 ’2050년 대한민국 탄소 중립 비전' 선언이다. 지난 5월 30~31일에는 P4G 서울 회의를 주최하여 글로벌 탄소 중립 실현에도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또 하나는 지난 5월 22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약속한 점이다. 탄소 중립과 해외 원전 시장 진출은 탈원전 정책과는 양립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는 위험한 원전이 다른 나라에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선이고 국제적 기만 행위나 다를 바 없다. 반원전 근본주의 세력의 의도적 사실 왜곡과 황당한 괴담을 바탕 삼아 졸속으로 결정한 탈원전..
[카페2040] 코인으로 돈 털린 썰 아이: 아빠는 왜 코인 안 했어? 아빠: ……. 했었어…. 부자가 되지 못한 사내의 비애(悲哀)가 담긴 이 우스갯소리 앞에서 나는 웃을 수가 없다. “압구정동이 논밭일 때 땅 한뙈기 안 사놓고 뭐했느냐”는 자식의 핀잔을, 훗날 코인 한번 해보지 않은 자가 듣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 발 한번 안 담가보면 후회할 것 같은 초조함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 연유로 한 달 전 나는 코인 거래소 앱을 휴대폰에 설치했고, 상승 폭이 컸던 잡(雜) 코인에 월급의 상당 부분을 베팅했으며, 며칠 뒤 절반을 잃었다. 단타로 치킨값이나 벌자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실제로 동료 중에 비트코인으로 수십억원의 대박을 터뜨려 퇴사한 사례가 있다. 1원에 거래되던 코인이 두 달 만에 10원이 됐..
정약전의 자산어보; 격물치지(格物致知)정신 최근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 유학자 정약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약용의 형이기도 한 정약전은 유배된 흑산도에서 해양 생물을 연구하고 기록한 인물. 그러나 영화의 내용은 정약전의 바다 탐구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유교 경전 ‘대학(大學)’의 첫 구절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대학의 길은 밝은 덕(德)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며 지극한 선(善)에 머무는 데 있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은 잘 알려진 ‘수신제가(修身齊家)’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거쳐 ‘격물치지(格物致知)’로 마무리된다. 격물치지를 끝에 배치한 것은 사물을 탐구하여 앎에 이른다는 격물치지가 배움의 출발점이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유학이 과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일러스트=이철원 권력을 ..
Vive Hodie[Live Today]; 윤여정의 생각들 # ‘쿨’하고 ‘힙’하다! 윤여정을 가리키는 최적의 수식어다. 호리호리하고 가냘픈 여인. 그러나 오스카상을 포함해 영국 아카데미, 미국배우조합상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총 42관왕을 달성한 위업(?)에 더해 마이크만 잡으면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소감을 빵빵 터뜨리며 거의 모든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평정해버릴 만큼 압도적으로 ‘쿨(cool)’하다. 1947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75세의 할머니. 하지만 한 손에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채, 우아한 검은색 드레스 위로 카키색 항공 점퍼를 걸치고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누비는 모습이 젊은이들조차 감탄할 만큼 ‘힙(hip)’하다. 그 윤여정이 대세다. 하루 이틀 이러다 말 것 같지도 않다. 광고마저 온통 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여전히 까칠한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