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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에피소드

라틴어 발음

1. 라틴어의 역사

 

1-1. 라틴어는 언어분포상 인도 유럽어계에 속하며, 그리스어,켈트어, 고대 게르만어와 더불어 유럽어를 구성하는 이탈리아어 군에 해당한다.

이탈리아어 군에 속하는 언어군에는 기원전 이탈리아 반도에서 사용된 것으로 전해오는 오스키어, 움브리아어, 팔리스키어 등이 속하는데, 이 언어들은 라틴어의 확산으로 소멸된 것으로 보이며, 아주 적은 양의 금석문의 흔적만 남아있다.

1-2. 라틴어는 이탈리아 반도 서북부의 라티움(Latium) 지방 방언이었으며, 이 방언을 쓰던 라티움 족은 기원 전 8세기 (고대 로마의 문헌에 의하면, 로물루스 형제가 로마를 건국한 것이 기원 전 753년인 것으로 기록하고 있음), 이탈리아 반도 지방에 로마를 창건한다.

로마는 그 세력이 확장되어 지중해 연안을 모두 정복한 대 제국으로 발전함에 따라 라틴어는 제국의 공용어가 되었으며, 그것이 중세를 거치면서 유럽어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라틴어의 알파벳은 그리스 알파벳이 에트루스기어 표기를 거쳐 라틴어 알파벳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1-3. 라틴어의 역사는 거의 3천년에 달한다. 이 정도의 시간이라면 언어로써 당연히 많은 변천을 거쳤을 것이므로 그 발전 단계에 따라 ‘상고 라틴어’, ‘고전 라틴어’, ‘불가타’, ‘그리스도교 라틴어’로 통상 구분한다.

기원 전 3세기 이전의 라틴어를 상고 라틴어 (Latinitas antiqua), 로마 희극 작가들에 의해 발전하고, 로마 최대의 문호인 키케로(Cicero, 불가타나 그리스도교 라틴어로는 ‘치체로’라 읽음)가 확립하여 서로마 제국이 몰락하는 기원 후 5세기까지 상류층에서 사용된 라틴어를 고전 라틴어 (Latinitas Classica)라 한다.

불가타 (Latinitas Vulgata)는 기원 후 1세기에 로마 제국이 수립되면서 제국에 흡수, 통합된 지중해 연안 주민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대중언어로, 4세기 이후에는 제국의 구어체 대중 언어로 통일된다. 즉, 로마 제국 말기에는 상류층의 문학적인 언어로는 고전라틴어(Latinitas Classica)가, 일반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통일된 언어로는 불가타(Latina Vulgata)가 사용된다.

(참조) 예로니모 성인이 라틴어로 번역한 성서 번역본의 이름이 Vulgata인데, 이는 ‘대중적인 성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세시대에 전수된 라틴어는 불가타에 해당하며, 유럽의 민족 이동 시대를 거쳐 여러 민족들의 지역 방언과 불가타가 혼합되어 로망스어 (Lingua Romancia) 들이 발생되었으며 이 언어들이 바로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들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도 불가타는 학술어, 외교어, 가톨릭 교회 언어로 존속되어 실용되었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문인들은 중세 라틴어를 거부하고 고전 라틴어를 복원하는 활동을 하여 이 때부터 불가타는 가톨릭 교회와 신학의 전용어로 축소되면서 20세기에 이르게 되는데, 이를 좁은 의미로 ‘그리스도교 라틴어 (Latinitas Christiana)’라 부른다. (다른 말로 ‘스콜라 라틴어’라고도 한다.)

라틴어로 씌어진 문장의 발음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것은 이미 구어로써 거의 사용되지 않는 언어의 발음을 각 각의 유럽어에서 자신들의 발음 습관에 따라 발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르네상스 이후 교회에서 사용하는 ‘불가타’에 반발하여 ‘고전 라틴어’를 복원하고자 하는 인문주의자들의 전통이 자리잡아, 현재에도 교회 안에서 발음하는 라틴어와 교회 밖에서 발음하는 라틴어가 발음 상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본 강좌에서는 전례에 적합한 발음상의 목적상 라틴어의 발음은 ‘Vulgata’를 따르나, 문법 체계는 로마 문학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Cicero 등 문인들이 사용한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인 ‘고전 라틴어(Latina Classica)’의 체계를 따른다.

고전 라틴어와 Vulgata의 차이는 발음의 차이가 가장 크며, 문법 체계는 고전 라틴어가 훨씬 정형화 되어있어 공부하기에 용이하며, Vulgata를 이해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도 일러둔다.

 

2. 라틴어의 알파벳과 발음

 

2-1. 고전 라틴어에서 사용하는 알파벳은 23자이며 그 이름은 다음과 같다.

A (a), B (be), C (ce), D (de), E (e), F (ef), G (ge), H (ha), I (i), K (ka), L (el), M (em), N (en), O (o), P (pe), Q (qu), R (er), S (es), T (te), V (u), X (ix), Y (hy), Z (zeta)

이 알파벳은 아우구스투스 시대를 기준한 것이며, V는 자음 V와 모음 U를 겸하며 기원 후 2세기 경부터 U가 V와 구분되어 쓰였다.

J (jot)는 중세기 이후에 도입되었다. (고전 문헌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IESVS CHRISTVS로 표기한다)

2-2. 라틴어의 모음은 A,E,I,O,U의 5개이지만, 이 모음들은 장모음과 단모음으로 구분되며 로마인들은 장모음을 정확히 단모음의 두 배의 길이로 발음하였다 한다. 고전 라틴어는 모음의 장단을 기준하여 악센트를 맞추었으며, 후대에 와서도 이 영향이 남아 있으므로, 실제로 라틴어의 모음의 수는 10개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3. 모음이 둘 이상이 합성된 중모음은 고대에는 여럿이었으나 고전 라틴어에서는 AE, OE, AU의 세 개이다.

음가를 살펴보면 고전 라틴어에서는 AE (아이), OE (오이), AU (아우)이지만, VULGATA에서는 AE (에), OE (에), AU (아우) 의 음가를 갖는다.

(주의) 편의상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지만 이는 비슷한 발음일 뿐이며, 결코 라틴어의 정확한 발음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로마의 황제 CAESAR는 고전 라틴어로는 ‘까이사르’, VALGATA로는 ‘체사르’로 읽히게 된다.

그 외의 모든 모음은 음가 그대로 읽으면 된다.

2-4. 자음도 음가 그대로 읽으면 되나, 우리말의 ㅍ, ㅌ 은 배제한다.

음가를 한글의 자음을 빌어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B (ㅂ), C (ㄲ 또는 ㅊ), D (ㄷ), F (영어의 f와 같다), G (ㄱ 또는 ㅈ), H (ㅎ), L (강한 ㄹ. 반드시 혀 끝이 윗니의 뿌리에 붙었다가 떨어질 때의 발음을 내야 한다), M (ㅁ), N (ㄴ), P (ㅃ), Q (반드시 뒤에 U가 나타난다. 발음은 ㄲ), S(ㅅ), T (ㄸ), V (영어의 V와 같다), X (ㅋㅅ), Z (영어의 Z과 같다.)

C의 발음 : 뒤에 오는 모음에 따라 달라진다. 뒤에 A, O, U가 나타나면 ‘ㄲ’으로, I 또는 E가 나오면 ‘ㅊ’으로 발음한다.

(예) canis [까니스], Cecilia [체칠리아]

G의 발음 : 이 자음의 발음도 뒤에 오는 모음에 따라 다르다. 뒤에 A, O, U가 나오면 ‘ㄱ’으로, E,I가 나오면 ‘ㅈ’으로 발음한다.

(예) Gigas [지가스], agimus [아지무스]

2-5. 이중자음

bs, bt, gn, ph, th, x(ks) 의 경우에도 각 음가가 그대로 살아있다. 그러나 Vulgata 에서 gn은 비음으로 읽는다. (예, agnus 악뉴스와 아뉴스의 중간음, ignis 익니스와 이니스의 중간 정도)

ph, th 등은 고대 로마에서는 [쁘흐], [뜨흐] 와 비슷하게 발음하였다 하나, vulgata에서는 [쁘], [뜨]로 발음한다.

2-6.자음+모음의 특수한 예

Q는 반드시 모음 U와 함께 나온다. 이 때는 하나의 단자음으로 인정한다. 즉 ‘말(馬)’을 뜻하는 equus는 [에쿠우스]가 아니고 [에꾸스]로 읽는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경우는 ti의 경우일 것이다.

즉, ti 다음에 모음이 나올 경우에는 t와 ts의 중간 소리를 낸다. (찌 정도의 말음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예) sapientia [사삐엔찌아], gratiae [그라찌에], actio [악찌오]

그러나 ti 음절에 악센트가 있거나 (예, totius) ti 앞에 s나 x늬 자음이 중첩되면 (예, bestia, mixtio) 본래의 음가인 [띠]로 발음한다.

 

3. 라틴어의 음절

‘음절’이란 언어에 있어서 실제로 발음하게 되는 최소의 단위 음소를 나타낸다. 우리말의 경우 음절 문자인 ‘한글’을 사용하므로 한 글자가 초성+중성+종성을 포함하여 한 음절을 나타내지만, 라틴어와 같이 알파벳을 사용하는 문자 체계에서는 한 글자가 하나의 ‘음가’만을 나타내므로 몇 개의 글자가 모여서 하나의 음절을 나타내게 된다.

3-1.라틴어의 음절은 모음 또는 이중 모음 하나를 포함한다. 한 단어에서 음절의 숫자는 그 단어에 포함된 모음 또는 이중 모음의 수와 같다.

1) 두 모음 사이에 자음이 있을 때 그 자음은 항상 뒤에 오는 모음과 함께 발음된다.

(예) po-no, ha-be-o, cae-lum

2) 모음 사이에 두 자음이 있을 때, 앞의 자음은 앞의 모음과, 뒤의 자음은 뒤의 모음과 함께 발음된다.

(예) par-vus, aes-tas, os-ti-um

그러나 만일 앞의 자음이 b,p,d,t,g,c,k,q 또는 ch, ph, th과 같은 파열음이고 뒤의 자음이 l 또는 r과 같은 유음이라면 두 자음은 모두 뒤에 나오는 모음과 함께 발음된다.

(예) pa-tri-a, a-grum, pu-bli-cus

그러나, 합성어로 인한 두 자음의 경우는 각기 떼어 발음한다.

(예) ad-rum-po, ad-la-tus

한 편, tt, ss, rr은 항상 분리한다.

(예) mis-sus, ac-ci-pi-o, ter-ra

3) 모음 사이에 셋 이상의 자음이 있으면 처음 두 자음은 앞에 있는 모음에 붙이고, 세 번 째 자음은 뒤에 나오는 자음에 붙인다.

(예) sanc-tus, temp-to

그러나 마지막 두 자음이 위 2)항에서 처럼 파열음+유음의 구조라면 첫 자음만 앞의 모음과 함께 발음되고 나머지 자음은 뒤에 오는 모음과 함께 발음된다.

(예) ma-gis-tris, tem-plum

이 경우에도 합성어의 경우에는 이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예) re-stro, prod-e-o

4) qu, gu는 음절이 아닌 단자음이므로 그 다음에 나오는 모음과 한음절로 간주한다,

(예) lin-gua, quid, e-quus, quo-que

5) 이중자음인 x는 그 앞에 오는 모음과 한 음절을 이루지만, 소리는 나누어서 말음한다.

(예) ax-is [ ak – sis], tex-o [tek – so]

3-2 라틴어의 악센트

악센트란 한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다른 음절들보다 강한 음절에 위치하며, 라틴어는 모음의 장단에 따른 강세 현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라틴어의 악센트는 반드시 장모음에 위치한다. Pater의 예를 들면 pa가 장모음이므로 실제 소리는 [paa-ter]로 발음되면서 길게 발음되는 첫 음절에 당연히 강세가 가해진다.

 

4. 라틴어 악센트 규칙

라틴어의 악센트는 ‘두 음절 규칙’을 따른다.

1) 두 음절 단어는 무조건 첫 음절에 악센트를 준다

(예) virgo, caelum, aedes

2) 세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끝에서 두 번 째 음절 (paenultima)’이 장모음이면 악센트를 받는다.

(예) amicus, magister, suadere, amabo

3) 끝에서 두 번 째 음절이 단모음이면 ‘끝에서 세 번째 음절(ante-paenultima)’이 악센트를 받는다.

(예) tenebrae, serere, surgere, amave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