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들의 성가(聖歌) 합창은 소름 돋을 듯 청아한데 정작 소리 주인이 안 보였다. '녹음을 트나?' 싶었지만, 그들은 분명 같은 공간 안에 '숨어' 있었다. 'ㄱ' 자 모양 성당의 신자석에선 꼭짓점에 있는 제대(祭臺)만 보이고 90도 꺾은 쪽 수도자석이 보이지 않은 것. 함께 미사를 올리면서도 수도자들은 속세 사람들과 눈빛도 섞지 못하는 곳, 봉쇄(封鎖)수도원이다. 지난 2005년 찾았던 경기 양평의 성(聖)클라라수도원 풍경은 그랬다.
봉쇄선을 한 번 넘어가면 죽어서도 안 나오는 곳, 피붙이라도 창살을 사이에 두고서야 '면회'할 수 있는 곳. 이들이 스스로 봉쇄하는 까닭은 하느님과 1대1로 독대(獨對)하기 위해서다. 생활은 기도와 침묵에 초점이 맞춰 있다. 하루 2~3시간 '공동 휴식' 외에는 독방(獨房)과 식사·작업 때도 침묵 또 침묵한다. 가르멜여자수도원 8곳, 성클라라수도회 6곳 등 전국 20곳 280여(2013년 말 현재) 남녀 수도자가 오늘도 정적(靜寂) 속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봉쇄선을 한 번 넘어가면 죽어서도 안 나오는 곳, 피붙이라도 창살을 사이에 두고서야 '면회'할 수 있는 곳. 이들이 스스로 봉쇄하는 까닭은 하느님과 1대1로 독대(獨對)하기 위해서다. 생활은 기도와 침묵에 초점이 맞춰 있다. 하루 2~3시간 '공동 휴식' 외에는 독방(獨房)과 식사·작업 때도 침묵 또 침묵한다. 가르멜여자수도원 8곳, 성클라라수도회 6곳 등 전국 20곳 280여(2013년 말 현재) 남녀 수도자가 오늘도 정적(靜寂) 속에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설악산 백담사 무금선원 무문관과 계룡산 대자암 무문관 등은 작은 방에 소형 냉장고,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이불 한 채 그리고 좌복(방석) 한 개가 있다. "'生死必打破(생사 문제를 타파하겠노라)"며 자청(自請)한 독방 수감(?) 생활, 자신과 '화두(話頭)'뿐이다. 가끔 심신 탈진한 스님이 실려나간다. 그럼 바로 다음 대기자가 들어가고 또 밖에서 자물쇠를 채운다.
교황들이 봉쇄수도원에 기도를 부탁하고, 불교에서 무문관 선승(禪僧)들을 '에너지원(源)'이라 부르는 것은 절대 고독 속 수행과 기도의 힘을 알고 믿기 때문이다.
"노망이 들어 무문관에 있습니다. 금족(禁足) 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화 못 받습니다." 한 달 전 동안거(冬安居) 직전, 설악산 신흥사 조실(祖室) 오현 스님은 지인들에게 이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늘 "떨어진 중, 낙승(落僧)"을 자처하던 그는 자신이 만든 무금선원 무문관에 스스로 들어간 것이다. 유난히 추운 엄동설한, 문 없는 방에선 수행과 기도가 더 뜨겁게 익어간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2015.1.9.]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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