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작정하고 떠난 문학기행

나그네46 2011. 12. 20. 13:52

어제(수요일) 오전에 김유정의 단편소설집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강원도 토박이 사투리가 워낙 많아 진도가 나질 않앗으나 읽어나가다 점차 익숙해 지니 나도 모르게 소설속으로 푹 빠져 들었다. <총각과 맹꽁이>,<소낙비>,<노다지>,<만무방>,<봄.봄>,<동백꽃>,<따라지>....등 400여쪽의 분량을 새벽 1시 쯤 되어 모두 읽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소설속 정경이 계속 아른거리기에 이참에 김유정님의 흔적을 찾아 보려고, 전철 경춘선으로 `김유정역'에 내려 "김유정문학촌"(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실레마을))으로 갔다. 집을 나설때는 이곳만 보고 돌아오려 했으나 문학촌 해설가의 설명에 감동이 더해져 마을남쪽 금병산 중턱으로 마을을 감싸 돌며 만들어진 5.2km의 `실레이야기길'을 2시간 30분여 걸려, 소설속의 배경을 음미하며 산책을 했다. 둘레길 곳곳마다 팻말에 소설속 이야기를 맛깔스레 요약해 내었고, 또 역 앞의 마을 전체가 김유정문학의 실제 배경이었다.
1908년에 태어나서 1937년, 30살에 결핵으로 요절한 님은 서울에 살며, 25세때부터 4년동안  30여편의 단편소설을 집필한 천재 소설가였지만, 사후에 화장후 산골하였기에 유해가 없고, 결혼을 못해서 유족이 없고, 그리고 유품을 가졌던 친구가 월북하였기에 유품이 전혀 없다.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모짜르트가 떠올라 두 천재가 교차하는 상념에 젖어 들었다.  [해피가곡교실, 2011.12.15]